2018년 5월 31일 목요일

세어보기


세어보기




하나, 둘...

그리움을 세어본다



셋, 넷...

너무 이른감이 있는지도

여태 버티어 섰는데도 앞으로가 까마득



하나, 둘...

외로움이 되어간다



셋, 넷...

내 자신에 갇히는지도



허망한 삶을 감싸안고

아름다움에 눈이 멀어져 간다

잊혀짐도 무뎌짐도 함께일 것이다

소담스레 오늘을 맞이하자



하나, 둘...

추억의 노래가 되어간다



셋, 넷...

영원의 침묵에 머무는지도





2018년 5월 25일 금요일

그려보는 사랑



그려보는 사랑




파스텔처럼 은은한

유화처럼 다채롭고

수묵화처럼 투명한



수채화처럼 가볍고 경쾌한

담채화처럼 담백하고도 순수한

모자이크처럼 투박하지만 섬세한



추상화처럼 뜻 깊은 미소를 나누며

크로키처럼 재빠른 시선과 함께

자상화같은 친근함속에서

벽화 속 신화처럼 아주아주 오래도록



그러한 그림같은 사랑을 하고싶다






세상 배우기



세상 배우기




봄볕 가득 머금었던 거리

덤덤히 뿌려지는 빗속을

타박타박 힘없이 나아간다



정면으로 놓여진 수많은 장면들

겹겹이 늘어선 추억들

그리운 얼굴들, 이름들, 소망들



모순된 정렬속에 또하루를 마감하며

내일부턴 행복하길 빌어본다



좀 더 산뜻한 모습이어야 한다

징검다리를 건너 듯 사뿐사뿐

크림빵 한조각 베어 문 듯 여린 미소로

내일을 맞이하자






2018년 5월 23일 수요일

조용한 세면실



조용한 세면실




틱.틱...

물방울이 떨어진다

조용한 세면실 안에서

나는 느낀다



톡.톡.토독...

계속해서

하지만 변화한다



통.통.통...

물방울이 달린다

물기어린 타일바닥을 응시한다



토옹.토옹.토옹...

방울방울 천천히 가슴을

그리고 추억을 울린다

그녀가 부서지고 흩어진 잔해가 담긴 물방울이

볼을 미끄러져 바닥으로 내달린다

가련하게 야윈 사내가 나를 주목한다



뽀도독...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려 사내의 볼을 닦아 보지만

한없는 슬픔

달랠길 없다

달랠길 없다



토오옹.토오오옹...

멍해지는 방울소리를 듣는다

조용한 세면실

마지막 여운과 고독을 뒤로하고

씁쓸함과 함께 세면실을 나선다







외딴 공허속의 비



외딴 공허속의 비





빗방울 방울방울

머리를 적시고 볼로 굴러내리며

어께를 미끄러져 가슴을 적신다



되뇌여지는 가슴 속 외딴 공허

서러운 고독은 침착해야만 한다

숨죽여 간청하며 두 손 모아 적셔보아도

해답따위 얻어지지 않을 것이기에

그저 그대로 섞이고 흘러서 말라붙거라



그 날의 가로수도 그대로이고

그 날의 골목어귀도 그대로이고

달콤한 이 멜로디마저 그대로지만

영원에 갇힌 이 추억은 처절한 운명의 몫일테다

칼틈으로 스미는 이 아픔은 오롯이 나의 몫일테다



떨어지는 빗방울은 하염없다






2018년 5월 21일 월요일

왼손잡이


왼손잡이





난 왼손잡이

아무도 바라지 않는

하지만 신기한 듯 구경되어지는

난 왼손잡이



왼손잡이가 만들어 낸 슬픈 선율이

얌전히 되뇌이어 벽을 미끄러져

흐르고 흘러 모이고 모여

가장자리 한켠을 채운다

얼기설기 엉키움이 가장된 행복이 되어간다



슬픔은 슬픔으로서 완전함이런가

음악이 되어 묻혀간다

침묵의 손놀림 따라 묻혀간다

아마도 난 왼손잡이라 모르나보다

오른잡이의 세상을



어둔밤




어둔밤




어지러이 내 추억

한 조각 떼어놓고

조심스레 바라본다



모락모락 김 오르는

달콤스레 추억조각 마디마디

틈틈이 아로새겨진

그대



피자처럼

단숨에 먹어치우곤

토닥토닥 배 두드릴테지만

오늘밤은

떠끔 추억 삼키우며 잠을 청한다





허락해주세요



허락해주세요





어줍잖은 능력으로

당신에 대한 제 마음을 표현하기가

결코, 쉽지않습니다.



이세상 어떤 아름다움도

당신에게서 출발하였기에

그어떤 신성한 표현으로도

당신을 함축시키긴 어렵습니다.

당신은 존재함 그 자체가 축복입니다.

고결함입니다.



당신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당신을 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

당신을 안을 수 있는 여유를 주세요

죽는 그날까지 당신만을 사랑할 수 있게

배려를 부탁합니다.






2018년 5월 18일 금요일

멀리사랑



멀리사랑




조심스레 다가오렴

나 놀라 날아가지 않게



멀찌감치 바라보렴

나 조용히 느낄 수 있게



가끔은 

조용히 잠든 내게 다가와 속삭이렴

비록 흑백이더라도 널 만날 수 있게



하지만 내 사랑은

멀리사랑



네 사랑만큼 내 사랑이 멀기에

네 사랑 알지만 내 사랑 어리기에

내 사랑 너무도 약하기에



이렇게

멀리 사랑하며

내 품에 둘 수 없는

내 손 닿지않는

아련함이기에





2018년 5월 16일 수요일

영원의 바램



영원의 바램




오늘의 슬픔이 내일의 기쁨이길...

어제의 오해가 오늘의 믿음이길...

내일의 축복이 오늘의 노력이길...

오늘의 보람이 어제의 수고이길...

어제의 추억이 내일까지 아름다우며

내일의 싱그러움이 어제부터의 푸르름이어서

언제고 삶을 사랑하는 자신이길...

언제고 자신을 사랑하는 삶이길...

이러한 바램이 항상 성실함과 겸손함에서 이루어지길...




2018년 5월 15일 화요일

나쁜예감



나쁜예감




스치다 머문 이자리

어디선가 본 듯한

이내 스미는 슬픔



이자리에 서면 그러한가

내가 왔기에 그러한가

결국 나이기에 그러한가



내 이토록 삶 궁핍함에

내 이토록 사랑 매몰참에

흐르는 세월의 장난일런지



사랑하는 이여

차마 사랑하는 이여

어이없게도 왜 내게는 너여야만 했는가



슬피 미소지으며 떠나는 뒷모습마저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사랑하는 이여

차마 사랑하는 이여





2018년 5월 8일 화요일

야밤의 독백



야밤의 독백




오늘밤

여전히 그 때 그 미소로 날 반기는 너

허락받지 않은 방문이지만

눈물겹도록 행복하단다



바쁜일과 속에서 널 잊으려던

나의 어리석은 행동을 질책이라도 하려는 듯

달과 함께

별과 함께

내 단잠을 방해하는 너의 방문은

오늘도 이어진다



흙빛 가로등 사이사이

스미는 빛깔 두 손 모아 쥐어

다시 꿈으로라도 머물 수 밖에 없는

내 영혼의 방황은

더이상 갈곳없이

이시간 어지러이 흐를 것 임을

난 알고있다




즐겨찾던 그곳



즐겨찾던 그곳





빛나던 하늘아래 노란점박이 하나 날아들 듯

미끄러지듯 다가온 우연

다사로운 햇살가득 그녀의 머리카락

그녀의 시선이 변하는 대로

모든 것이 흘러내렸다



단순한 거짓말에 매번 속아도

짖궂은 장난에 번번히 휘말려도

그녀의 익살스런 박장대소가 좋았고

백일된 아기같은 천진한 시선이 좋았다



겨울을 열번쯤 맞이하고서야

홀로 자리에 머물고 홀로 자리를 뜬다

아마도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쇳덩이를 달았을테다



주머니 뒤적여 뽑아낸 담배 한 가치와

검지 손가락을 맴도는 우스꽝스런 열쇠고리

그녀의 불안스런 예감은

오늘을 예견했던 것일까



즐겨찾던 커피숍에 새겨진 우울한 하루는

앞으로도 계속될테다







2018년 5월 3일 목요일

同化



同化





따갑게 꽂히는 햇살

정말 오랜만의 휴식

언제나 평화로움은 오랜 기억을 깨운다

가녀린 사랑을 찾아 떠나갔던

그 장소, 그 시간



수북히 쌓여버린 아쉬움 가장 깊은 곳

그 곳 언저리를 넋놓고 머뭇대던 나

사실 얼마나 오래동안 머물렀는가

스스로 되뇌여도 알 수 없지만

그저

나라는 존재의 당위성을 찾아

나라는 오류의 정당성을 찾아



모든 번뇌를 확인하고 확신할지니

내딛는 걸음걸음 조금씩 동화(同化)될지니

진정 깊숙히 녹아들지니



내가 창조한 틀 안에 스스로가 모여앉아

서로를 자위하며 서로를 비난하며

내가 세상인냥 세상이 나인냥

그렇게 파고들어 묻히리라

그렇게 평화로이 묻히리라





비록 운명은 아니지만



비록 운명은 아니지만





서럽게 외쳐부르며

찾아든 이곳에 머물어

사랑하였던 너와의 숨결조차

고이 간직된다



이름모를 시인의 울부짖음에 이끌려

이젠 감추려 하여도 떠오르는 삶 속에

착실히 머무른다



운명이거니 울며불며 무너지기 보다는

초라하지만 부지런히 일궈내보자

해서 이리저리 뒤척여본다



비록 넌 물안개처럼 사그러들더라도

비록 너 어느 새벽 떠나버린 철새와 같을지라도

그저

너와의 사랑을 간직함이 아닌

필시 불건전한 사고방식의 아류라 하여도

같이 느끼고

숨쉬고

즐거이 당면하기를



그 어느 세상 다른 생(生)이라 하여도

우리 하나이길 바라고

서러이 외쳐 부르며

별빛 담기어 사랑어린 눈망울 속에

내가 머물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