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6일 금요일

기울어진 거리 끝, 목석 이야기


기울어진 거리 끝, 목석 이야기




아끼며 사랑했던

줄곳 한자리를 지키어 선다



이곳을 자주 지나친다는 소문은

이 거리 목석 하나 놓여진 이유



어느메쯤 남겨진 슬픔이기에

쓰리도록 달콤한지

오히려 이즈러진 슬픔

한껏, 스스로 즐기어 선다



아래쪽 가장자리

언제든지 오갈 수 있던 그 자리에

큰 건물하나 들어서고

마지막 즐거움 마저 빼앗겼다

이제 이 길 지나는 바람마저 없다



언제고 무너질 듯 기울어져가는 것은

공터 기대인 낡은 건물인가

공허 기대인 나의 마음인가



기울어진 거리 끝

볼품 없는 목석이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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