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6일 목요일

슬픈새해



슬픈새해






하필

하필 남들 다 즐거운 설날 저녁

그 남자와 함께인 그녀가

그토록 행복해 보인 것은

나 스스로가 열받기에 충분한 이유였을 테다



도망치듯 떠나는 등 뒤

힐끔 흘린 곁눈질과 함께

아지랑이처럼 사라진 실루엣



왜 너는 떠나는 뒷모습까지도 아름다운 것이더냐!



왜이리도 방황해왔는지 알 것 같았는데

이제사 떠나가는 이유는 또 무엇이냐!



내일 아침,

머리 한번 흔들고 기합 한번 넣으면 잊혀질 것을

왜 고민하는가?



잠자리 들기전, 

알아듣지도 못하는 팝송가사 속에

남자답게 던져넣으면 그만인 것을

왜 고민하는가?



거리 거닐다 익숙한 뒷모습 보여

무심코 돌아본다 할지라도

아니구나, 하고 갈길가면 될 것을

왜 고민하는가?



그런데 자꾸만 알게되는 것은

하염없이 슬프다는 것

이유없이 심장이 아프다는 것

눈과 심장과 머리가 고장났다는 것



결국

나만의 투정이었고 외로운 투쟁이었어

정말 이젠 혼자야



나 이제 누굴 위해 기도하고

무얼 상상하며

무엇으로 미소지을 것인가

삶의 이유를 잊었다

삶의 목표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