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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8일 수요일

멋대로 헤어진 우리




멋대로 헤어진 우리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미끄러지듯 시간은 흘러갑니다

나의 희망따윈 염치없게도

우리의 신뢰 또한 녹아갑니다



희비가 엇갈리는 하루하루

무던히도 사라지는 일분일초

내 맘대로 되는건 하나도 없답니다



한참 뛰면 지칠만도 한데

한참 바쁘면 잊을만도 한데

오히려 매시간 짙어가는 그리움에

숨막히게 매어지고 당겨집니다



당신의 마음이 내 마음과 닿는다면

이세상 무엇보다 기쁠텐데

왜 항상

아픈 가슴 쥐어내며

우연을 기다리는 것일까요?







2018년 7월 6일 금요일

미련, 그리고 기다림



미련, 그리고 기다림





저기 보이는 이길의 끝

좁다란 사잇길 가장자리 따라

자그마한 점이 되어 사라져갔다



뼈를 파내는 아픔만이 존재하는 이 길 위를

다시금 미명(未明)의 선명(鮮明)함으로

먹이 찾는 굶주린 길냥이 처럼

또다시 첫번째 모퉁이를 돌아선다



너를 삼키운 그날이 원망스러워

격한 걸음 밟아내며

술취한 가로수 기대일 즈음

한사코 내닫는 바보같은 내 모습과

여태 남겨진 향기에 가슴 저민다



일천 발자욱 머물어 네가

일천 발자욱 기대어 네가

그렇게라도 볼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느낄 수 있다면






2018년 6월 26일 화요일

종이의 슬픔




종이의 슬픔




종이 한 장이 울고 있다

하염없이 눈물흘리며 온몸을 적신다



사람들은 애처로이 바라본다

사람들은 다가서며 도닥인다



눈물에 젖어내린 종이를 끌어안고

위로하려 할 때마다

찢어진다, 헤어진다, 상처입는다



많은 이들이 생각없이 다가서고

많은 이들이 자기 맘대로 위로한다

결국 위로의 목적은

그들 자신인가 눈 앞의 슬픔인가



여기저기 갈라지고 뭉개져서 상처입지만

그들의 살인적 위로는 멈추려하지 않는다

따뜻한 온기로 젖어버린 마음을 감싸주려는 시도는 없다

멋대로의 위로는 그렇게 종이를 몰아세운다



종이 한장이 울고있다

하염없이 눈물흘리며 온몸을 던진다






2018년 6월 22일 금요일

낙오자



낙오자




혼란스럽다

담배한개비로 잊어버리기엔

너무나도 벅차다

수고로이 한잔 술 들이키어

눈물 머금어 미소 짓는다



길가에 흩뿌려진 네온사인의 조각들

투명함에 가리운 플라스틱 사람들

아름다운 그들

하다못해 모퉁이에 툭 차여 굴러진 깡통이라도

사소하지만 그리워 주저한다





2018년 6월 20일 수요일

사랑함에 있어



사랑함에 있어



아른아른 담배연기

휘어오르는 그녀의 모습

어른어른 술잔 담김

감아내리는 얼큰한 사랑



노트 위를 춤추는 수성펜

물처럼 멈춤없이 끝없이

이제사 느끼는 사랑

이 세상 사는 의미가 된 사랑



나 사랑함에 있어

일상이 즐거워짐을






2018년 6월 19일 화요일

위선자



위선자




너무도 슬프기에

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 줄 알았다

괴로움 다 털어내지 못하였기에

사랑이란 사치일 뿐이었다



나 어느 거리에 버려져

또 다시 사랑이란 독주를 들이킨다

바보같이



너만을 사랑한다고

죽는 그 날까지 너 밖에 없다고

그녀에게 속삭였다



이제사 또 다른 그녀에게

볓빛 담아 꿈 꾸어 봄은

달빛 어려 미소지어보려 함은

스스로를 위선자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오늘

그녀가 아닌 그녀를 사랑하게된

위선으로 더렵혀진 한 사내가 웅크린다






2018년 6월 18일 월요일

피터팬 증후군



피터팬 증후군




어린시절 햇살 담은

머쓱하지만 유쾌한, 여운있는 이야기들

모두 모아다 어디에 쏟아뜨렸는지



몽땅 추억으로 담겨진 거리엔

탄탄하고 세련된 건물 하나가 드러누웠다

엇그제 지나던 듯 한 길목엔

푸른 빛 머금은 정갈한 공원 하나가 앉아버렸다



친근히 매일같이 어울리던

이 거리마저 날 모른체한다

친구들 몰아다 풀어놓았던 거리인데

이제사 섬짓함마저 떠다닌다



나이가 들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만

세상은 한참이나 젊어지고 있으니

젊은 세상 속을 헤매이는

서글픈 늙은 나그네



어버이도 그러하였고

그 어버이의 아들도 그렇게 녹아들어 간다

슬픈 세상의 귀퉁이에서





2018년 6월 15일 금요일

슬픈아이



슬픔에 잠긴 아이




아이가 울고 있다

어제까지도 해맑은 미소를 보이던 아이는

끝없는 슬픔에 잠겨버렸다



아이의 수줍은 미소속에 머물던

소담스런 소망은

이제 현실과 타협하여야 한다



아이의 의지는 두려움을 낳았고

두려움은 아이를 골방안에 가두었다



천진스럽던 미소는

기억을 더듬어야만 했고

아이의 여린 어께위에 올려진

운명을 볼 수 있으리니






2018년 6월 11일 월요일

방백



방백




하나하나 흩어놓고

남몰래 뒤적뒤적 

마치 도둑처럼

혹은 화가처럼

그리고 영혼모아 떠올리곤

바보처럼 멍해지는

지금 이 순간

그리고 그때 그순간

그리고 어느날 그 순간

모듬하여 별빛 깊숙히 담아두곤 했음을



다시 동녘 빛들면

바삐 돌리고

별빛 돌리고

모두 돌리고

아무일도 없는 듯

부모앞에

친구앞에

세상앞에 나선다





2018년 6월 7일 목요일

그리운사람



그리운사람



아련한 햇살 언저리 잊혀진 거리

함께 지나던 그 곳에 시간 맞춰 다가선다



멀어져 간 새 하얀 그림자와

이 도시에 주저앉은 시커먼 불빛

잊지못한 이곳을

이시간을

그리곤 어찌하여 사랑해 버렸는지



사람들 틈에 스미어 미루어 지나치며

오늘은 지나치려나

묻은 흙먼지 털며 일어선다



버스에 흔들리며 눈빛에 스치지만

언제쯤 덩그러한 차창에 

그대 드리워 환할 수 있을까





2018년 6월 5일 화요일

사랑하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타박타박 걷고 뛰어온 시간

떠나온 길 거슬러 낯설음이 가득하다



남들보다 멀리서지 않았으나

남들보다 가까이서지 못했기에

이제 가끔은

기대일 누군가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스치며 지나온 내 시간, 내 공간

이 많은 것을 언제 다 사랑할까

이 세상

사랑할 것이 너무나 많고

행복해야할 것도 너무나 많다



멀리 여행을 뒤로

정겨운 사람, 즐거운 사람, 애틋한 사람

이제 그들과 함께이고 싶다

이제 그들을 사랑하며 살고싶다





2018년 6월 4일 월요일

회상



회상





더듬더듬 기억 한귀퉁이

여전히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너

소중하지만 허망한 그 이름과

잊을래야 잊지못하는 그 미소



떠올리면

그대로 내 심장 꿰뚫어 지나지만

매순간 후벼드는 핑크빛 나날들, 장면들



결국 잃은건 그 무엇도 아닌

바로 나임을

그리고 너임을



나에게 베풀어 준 너의 정성에

초라한 두 손 내밀어 보답이라도 할 수 있을까



사실

기대어 쉴 수 있는 자그마한 언덕조차 없었던

마음 가득 구부정한 아픔이 항상 머물던

"너"



너무나도 연약한 네 어께위에

허리가 휠 정도의 무거운 짐을 지워버린

"나"



용서해주렴





2018년 6월 1일 금요일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나 그대를 사랑함에 있어

부족함은 없는가

미숙하지는 않은가

매번 스스로 질문합니다



아리따운 그대 미소에

내 마음

내 영혼

한 귀퉁이 작은 여백이 되어 머뭅니다



아련한 그대의 향기속에 스미고

멜로디 같은 그대의 숨소리에 녹아

오늘도 그대만을 사랑합니다




2018년 5월 31일 목요일

세어보기


세어보기




하나, 둘...

그리움을 세어본다



셋, 넷...

너무 이른감이 있는지도

여태 버티어 섰는데도 앞으로가 까마득



하나, 둘...

외로움이 되어간다



셋, 넷...

내 자신에 갇히는지도



허망한 삶을 감싸안고

아름다움에 눈이 멀어져 간다

잊혀짐도 무뎌짐도 함께일 것이다

소담스레 오늘을 맞이하자



하나, 둘...

추억의 노래가 되어간다



셋, 넷...

영원의 침묵에 머무는지도





2018년 5월 25일 금요일

그려보는 사랑



그려보는 사랑




파스텔처럼 은은한

유화처럼 다채롭고

수묵화처럼 투명한



수채화처럼 가볍고 경쾌한

담채화처럼 담백하고도 순수한

모자이크처럼 투박하지만 섬세한



추상화처럼 뜻 깊은 미소를 나누며

크로키처럼 재빠른 시선과 함께

자상화같은 친근함속에서

벽화 속 신화처럼 아주아주 오래도록



그러한 그림같은 사랑을 하고싶다






세상 배우기



세상 배우기




봄볕 가득 머금었던 거리

덤덤히 뿌려지는 빗속을

타박타박 힘없이 나아간다



정면으로 놓여진 수많은 장면들

겹겹이 늘어선 추억들

그리운 얼굴들, 이름들, 소망들



모순된 정렬속에 또하루를 마감하며

내일부턴 행복하길 빌어본다



좀 더 산뜻한 모습이어야 한다

징검다리를 건너 듯 사뿐사뿐

크림빵 한조각 베어 문 듯 여린 미소로

내일을 맞이하자






2018년 5월 23일 수요일

조용한 세면실



조용한 세면실




틱.틱...

물방울이 떨어진다

조용한 세면실 안에서

나는 느낀다



톡.톡.토독...

계속해서

하지만 변화한다



통.통.통...

물방울이 달린다

물기어린 타일바닥을 응시한다



토옹.토옹.토옹...

방울방울 천천히 가슴을

그리고 추억을 울린다

그녀가 부서지고 흩어진 잔해가 담긴 물방울이

볼을 미끄러져 바닥으로 내달린다

가련하게 야윈 사내가 나를 주목한다



뽀도독...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려 사내의 볼을 닦아 보지만

한없는 슬픔

달랠길 없다

달랠길 없다



토오옹.토오오옹...

멍해지는 방울소리를 듣는다

조용한 세면실

마지막 여운과 고독을 뒤로하고

씁쓸함과 함께 세면실을 나선다







외딴 공허속의 비



외딴 공허속의 비





빗방울 방울방울

머리를 적시고 볼로 굴러내리며

어께를 미끄러져 가슴을 적신다



되뇌여지는 가슴 속 외딴 공허

서러운 고독은 침착해야만 한다

숨죽여 간청하며 두 손 모아 적셔보아도

해답따위 얻어지지 않을 것이기에

그저 그대로 섞이고 흘러서 말라붙거라



그 날의 가로수도 그대로이고

그 날의 골목어귀도 그대로이고

달콤한 이 멜로디마저 그대로지만

영원에 갇힌 이 추억은 처절한 운명의 몫일테다

칼틈으로 스미는 이 아픔은 오롯이 나의 몫일테다



떨어지는 빗방울은 하염없다






2018년 5월 21일 월요일

왼손잡이


왼손잡이





난 왼손잡이

아무도 바라지 않는

하지만 신기한 듯 구경되어지는

난 왼손잡이



왼손잡이가 만들어 낸 슬픈 선율이

얌전히 되뇌이어 벽을 미끄러져

흐르고 흘러 모이고 모여

가장자리 한켠을 채운다

얼기설기 엉키움이 가장된 행복이 되어간다



슬픔은 슬픔으로서 완전함이런가

음악이 되어 묻혀간다

침묵의 손놀림 따라 묻혀간다

아마도 난 왼손잡이라 모르나보다

오른잡이의 세상을



어둔밤




어둔밤




어지러이 내 추억

한 조각 떼어놓고

조심스레 바라본다



모락모락 김 오르는

달콤스레 추억조각 마디마디

틈틈이 아로새겨진

그대



피자처럼

단숨에 먹어치우곤

토닥토닥 배 두드릴테지만

오늘밤은

떠끔 추억 삼키우며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