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6일 월요일

그 어느날



그 어느날




어느날

자그마한 리본이 매어진

작은 화병 안의 작은 장미

익숙한 향기 배어져 스민다면



어느날

길가 귀퉁이에 매어진

복실복실 강아지

귀엽사리 꼬리 흔들며 내뺨 간지럽힌다면



어느날

저 길모퉁이 가로등 불빛사이

소담스레 긴머리 흘러내려 아름답게

그리곤 사랑어려 가득 채워진다면



어느날

누군가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러운 그리고 소박하게

저 건너 꽃집 아가씨처럼

살포시 미소짓는다면



어느날

하이힐 뒷굽 부러져

외다리 깽깽걸음 아가씨

어렵사리 흩어져 내 눈가 서린다면



어느날

수업듣는 아이하나

머리결에 파묻힌 채 대책없이 잠들어

누군가의 눈살 찌푸린다면



어느날

고개들어 하염없이 슬픔 내리면

별들마저 고개내린 어두움 가리면

창가스치는 낯익은 무언가 어리면



그렇게 특별할일 없는 그 어느날

아마도 울고말꺼야

하염없이 슬퍼질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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