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날
어느날
자그마한 리본이 매어진
작은 화병 안의 작은 장미
익숙한 향기 배어져 스민다면
어느날
길가 귀퉁이에 매어진
복실복실 강아지
귀엽사리 꼬리 흔들며 내뺨 간지럽힌다면
어느날
저 길모퉁이 가로등 불빛사이
소담스레 긴머리 흘러내려 아름답게
그리곤 사랑어려 가득 채워진다면
어느날
누군가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러운 그리고 소박하게
저 건너 꽃집 아가씨처럼
살포시 미소짓는다면
어느날
하이힐 뒷굽 부러져
외다리 깽깽걸음 아가씨
어렵사리 흩어져 내 눈가 서린다면
어느날
수업듣는 아이하나
머리결에 파묻힌 채 대책없이 잠들어
누군가의 눈살 찌푸린다면
어느날
고개들어 하염없이 슬픔 내리면
별들마저 고개내린 어두움 가리면
창가스치는 낯익은 무언가 어리면
그렇게 특별할일 없는 그 어느날
아마도 울고말꺼야
하염없이 슬퍼질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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