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1일 일요일

수천년 이별하며



수천년 이별하며




알고보면

난 무척이나 행복했던 녀석이었을테다

남들 어렵다 하는 사랑 아주 쉬이 해버렸고

첫눈에 반함이라 아름답게 상상했었다



푸른 향기 벗삼아

이내 발가락 사이사이 감도는 부드러움으로

눈부신 백사장 모두 쥐어

세상 내 것이라 다짐하였던 때

이 만큼 사랑할 수도 없기에

하여 세상 부러움 없었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만큼 불행한 녀석이었을테다



남들 쉽다하는 이별 대단히도 오래지웠고

아마도

사랑한 나날 보다 이별하는 시간이 더 길었거늘

이만큼 불행해질 수도 없을테다



일생을 오직 한 여인과

한없이 이별해야만 하는 운명이기에

비참이란 단어

흘러나오는 실소로 묻기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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