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년 이별하며
알고보면
난 무척이나 행복했던 녀석이었을테다
남들 어렵다 하는 사랑 아주 쉬이 해버렸고
첫눈에 반함이라 아름답게 상상했었다
푸른 향기 벗삼아
이내 발가락 사이사이 감도는 부드러움으로
눈부신 백사장 모두 쥐어
세상 내 것이라 다짐하였던 때
이 만큼 사랑할 수도 없기에
하여 세상 부러움 없었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만큼 불행한 녀석이었을테다
남들 쉽다하는 이별 대단히도 오래지웠고
아마도
사랑한 나날 보다 이별하는 시간이 더 길었거늘
이만큼 불행해질 수도 없을테다
일생을 오직 한 여인과
한없이 이별해야만 하는 운명이기에
비참이란 단어
흘러나오는 실소로 묻기엔 어렵다
흘러나오는 실소로 묻기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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