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3일 화요일

귀로



귀로



버스 한켠 몸을 맡기고

하루를 묻는다



억척스레 창가를 고집한 이유

내 눈 가득 너른 들판 담아내고자 함이고

일렁이는 어둠 바람에 날리고자 함이니

비밀스레 찾아든 단잠에 몸을 맡긴다



스스로 떠밀려 흘러 피곤에 지친 도시

누구랄거 없이 잠들어버린 이 공간에

하물며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내가

무슨 재주로 지키며 버티겠는가



알콜내음 그윽한 버스 구석 창가 버티우고

두 눈 가득 새벽 별빛 담아내어

어둠 쪼개고 짓쳐낸 파편

흐름 거슬러 분주히 보내우며

텅빈거리 달려낸다



겨우겨우 이 시간 만큼은

내게만 주어진 세상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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