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30일 월요일

겨우 시작일 뿐


겨우 시작일 뿐



비에 젓은 창 가에 머물어

환한 거리를 끊임없이 바라보아야 했어

내 삶을 삼켜버린 버린 그 골목

외로 가로등 벤취 위에서

환상과 때맞춰 잠들어야 했어



어데로 가는지도 모르는 막막함 속에

다시 어데로 돌아서야 할 줄도 모르는 바보

스스로가 창조한 암흑속에 머물어

스스로의 인과를 되씹고 되뇌이고



인고의 시간이 흘러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던 사내는



홀로 그 찻집에 머물어

씁쓸한 갈빛 향을 들이켜야 했고

홀로 그 길가에 머물어

흥겨움이 비틀대는 거리의 분주함 속으로

툴툴 담배재를 날려야 했지



그래

그땐 그저 비극의 시작일 뿐 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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