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운명은 아니지만
서럽게 외쳐부르며
찾아든 이곳에 머물어
사랑하였던 너와의 숨결조차
고이 간직된다
이름모를 시인의 울부짖음에 이끌려
이젠 감추려 하여도 떠오르는 삶 속에
착실히 머무른다
운명이거니 울며불며 무너지기 보다는
초라하지만 부지런히 일궈내보자
해서 이리저리 뒤척여본다
비록 넌 물안개처럼 사그러들더라도
비록 너 어느 새벽 떠나버린 철새와 같을지라도
그저
너와의 사랑을 간직함이 아닌
필시 불건전한 사고방식의 아류라 하여도
같이 느끼고
숨쉬고
즐거이 당면하기를
그 어느 세상 다른 생(生)이라 하여도
우리 하나이길 바라고
서러이 외쳐 부르며
별빛 담기어 사랑어린 눈망울 속에
내가 머물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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